[청년이 말하는 청년정치 ③] "청년 문제 해결 위해선, 청년들의 목소리가 더 커져야" 청년 정당인을 만나다

입력 2021-05-10 17:06   수정 2021-05-10 17:08

[한경잡앤조이=이도희 기자 / 김봉주 대학생 기자] 4.7 재보궐 선거 이후로 정치권에서 ‘청년’이 하나의 새로운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청년정치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2월 24일 발표한 청년의 정치 참여 현황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 의원 비율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 경쟁’ 아래 청년들에게 정치 참여는 너무 어려운 일이 돼버렸다. 정치 자체가 꺼리는 대화 주제가 된 현재 대한민국에서 정치를 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청년은 몇이나 될까.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최전선에서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있는 청년 정당인들이 있다. 그들을 만나 ‘청년 정당인으로 살아간다는 것’과 ‘청년정치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Profile
박영훈 만 27세,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 가톨릭대 철학과 재학

박성민 만 29세,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장, 고려대 정책대학원 도시 및 지방행정과 재학

어떻게 정당활동을 시작하게 됐나.

박영훈 : 원래부터 신문 읽는 것을 좋아해서 정치에 관심이 있는 편이었다. 그러다 성인이 되고 나서 13년도 겨울에 ‘안녕들 하십니까’ 등의 사회활동을 비롯해 우리나라 정치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나도 한번 목소리를 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입당을 결정하게 되었다. 그렇게 어느덧 정당생활 8년 차가 되었다.

박성민 : 입당하기 전에도 주변 지인분들의 소개로 유세활동을 돕거나 간담회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했었다. 그러다 2018년도에 영남대학교 총학생회장 선거를 준비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영남대학교에 대해 심하게 왜곡된 정보들이 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18년도 지방선거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의 청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입당하여 본격적인 정당활동을 시작했다.

대학생활과 정당활동을 병행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박영훈 : 학업과 정당활동 사이에서 시간을 안배하는 것이 가장 힘든 것 같다. 보통 수업은 몰아서 듣고, 오후에는 정당 활동을 하는 식으로 하고 있다. 거기에다 밤에는 과제와 공부를 해야 하니 몸이 지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래도 팀플은 빼지 않고 항상 열심히 해간다. 아무래도 팀플을 하면 대표자로 서본 경험 때문인지 항상 발표 역할을 나에게 시킨다. (웃음)

박성민 : 보통 간담회나 토론회 등의 일정이 수업이 많은 오후 시간대에 잡히다 보니 당직을 맡은 대학생들은 수업을 빠지고 가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정당의 공식적인 스케줄라 수업 때문에 일정 조정을 요구할 수도 없었다. 그런 점에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된 이후에는 수업 스케줄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정당활동하기에는 좀 더 편한 것 같다. (웃음)



정당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박영훈 : 대학생이 정당활동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니 신기하게 보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님은 전체적으로 믿고 지원해 주시는 편이었다. 그러나 대학생위원장 출마에 대해서는 조금 걱정을 많이 하셨다. 응원을 해주시면서도 일찍부터 공인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가 있으셨던 것 같다.

박성민 : 정치 자체가 민감한 주제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은 아니었다. 부모님께서는 나를 믿고 지원해 주셨지만, 정치인으로 활동하면 가족에게까지 피해가 갈 수도 있는 세상이라 많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청년들이 자신 있게 정치를 하겠다고 이야기하려면 참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정당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박영훈 : 지난 총선이 아닐까 싶다. 21대 총선은 민주당 2030 청년 정치인들이 대거 당선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었다. 특히, 청년위원장과 대학생위원장 출신인 장경태 의원(서울 동대문구 을)과 전용기 의원(민주당 비례대표)의 당선은 앞으로의 청년 정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거기간 동안 두 분의 선거운동을 돕고 함께 동고동락하며 좋은 결과를 만들었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박성민 : 작년 21대 총선에 대구 동구 갑으로 직접 출마했다. 당시 내가 전국 최연소 후보였다. (웃음) 비록 경선에서 낙선했지만, 매우 뜻깊은 경험이었다. 특히, 경선 면접에서 의원님들께 20대 의원의 필요성에 대한 내 생각을 원 없이 이야기했던 순간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첫 도전이자 첫 실패로서 나의 부족한 점을 점검하고 공직선거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는 경험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청년 정치, 왜 중요할까.

박영훈 : 정치의 ‘당사자성’이라는 측면에서 청년 정치는 매우 중요하다. 50대, 60대 정치인들의 ‘청년’은 지나간 과거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그들이 현재 2021년을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의 문제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현재 청년들이 마주한 상황에서 그 지평을 뛰어넘는 대안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은 바로 우리 청년들 자신이다.

박성민 : 현재 청년들의 상황이 매우 암울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청년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에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더 커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청년 세대도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정치권에서도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힘쓰게 될 것이다.

앞으로 청년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박영훈 : 일단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에는 각자의 삶이 너무 힘들다. 당장 내 삶이 너무 바쁜데 내 시간을 할애해서 정치에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결국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청년세대이다. 그런 점에서 국가 차원에서도 이제는 청년들의 삶을 더욱 챙기는 정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박성민 : 과거에 청년을 이해했던 방식으로 지금의 청년을 이해하려 해서는 안된다. 지금 20대는 과거 세대처럼 잘 뭉치지는 못한다. 그러나 특정 사안에 대해 개개인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현재 청년 세대의 특성을 고려하여 연대나 단결 같은 방식보다는 자유롭게 생각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청년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박영훈 : 전국대학생위원회에서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힘쓰고 있다. 그러나 아직 대학생위원회의 존재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다. 정치적으로 이슈가 되는 굵직한 사건들뿐만 아니라, 자신들에게 더 밀접한 청년 정책들에도 더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더 좋은 정책들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박성민 : 정치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좌우를 막론하고 누구를 지지한다고 밝히는 것 자체가 비난받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버렸다. 우리는 자유롭게 발언하고 논쟁하며 미래에 대한 담론을 형성해가야 한다. 더 이상 ‘샤이 보수’, ‘샤이 진보’가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청년 세대 안에서 형성되기를 바란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박영훈 : 진로에 대해서는 다른 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고민이 많다. 지금은 국회의원 비서나 보좌관에도 관심이 간다. 아무래도 부모님께서는 정치 쪽보다는 안정적인 직장에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으신 것 같다. 요즘도 세무사나 공무원 준비를 해보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신다. (웃음) 일단 내년 10월에 위원장 임기가 끝날 때까지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현재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길이 열리지 않을까.

박성민 : 정치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서 표출된 청년들의 요구 사항에 대해서 우리 당이 더 적극적으로 수렴할 수 있게 힘쓸 것이다. 이번 보궐선거 이후로의원님들께서 전보다 더 청년들에 대해서 무서워하고 이야기를 더 듣고자 하시는 게 느껴진다. (웃음) 이 기세를 몰아서 보여주기식 정책에 그치지 않고 정말 20대에 필요한 정책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하고 제안하는 일을 하고 싶다.

tuxi0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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